선박용 컨테이너로 지은 집

강원도 속초 바닷가에 인접한 집. 넓은 중정을 품은 집은 독특한 외관의 컨테이너 하우스. 대형 화물을 싣는 선박용 컨테이너는 정해진 규격(길이 12.19m, 폭 2.44m, 높이 2.9m)이 있는데, 아래층 세 개, 위층 두 개를 놓고 집을 만들었다. 1층은 창고로 쓰는 현관-부엌-긴 복도의 서재-게스트룸이 자리한다. 'ㄷ'자형의 1층은 자연스럽게 중정을 품게 되는 구조.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2층은 거실과 아이들방, 놀이방, 부부침실이 나온다. 

 

1층 도면
2층 도면

 


컨테이너 모형을 가지고 테트리트 쌓듯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심을 거듭해 구조를 완성했다. 그 결과 기차 칸인듯 이동하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구조가 탄생했다. 설계에서 가장 신경 쓴 공간은 마당이다. 집의 어느 부분에서나 모두 마당과 통하게 했다. 마당과 2층 컨테이너의 외부공간은 아이들이 맘껏 뛰어노는 공간이다.

 

 

컨테이너의 변신, 실속형 이동식주택

부부는 최소한의 비용을 찾던 차에 컨테이너 하우스를 알게됐다. 컨테이너 1개 가격은 800~900만원. 공장에서 고객 맞춤형으로 컨테이너가 변신한다. 창문을 내기 위해 컨테이너를 크기에 맞춰 자르고 창을 시공하며 단열재를 추가한다. 내벽을 추가해 집다운 모습을 갖춘다. 현장에서는 주택이 놓일 곳에 콘크리트로 기초를 다지고 상하수도 공사, 정화조 설치까지 마친 후 컨테이너 하우스가 도착하면 바닥 콘크리트와 연결까지 마무리한다. 총 공사기간은 내부 인테리어까지 총 3주만에 완성됐다. 44.8평(148㎡)으로 지어진 집의 총 건축비는 컨테이이너 4천만원 포함 총 건축비 1억6천만원이 들었다.
완제품 배달로 짧은 시공기간이 매리트이다. 건축현장에서의 다양한 변수는 더이상 없다. 공장형 완제품으로 배달해주니 건축주가 골머리 썩을 일도 없을 터. 다만 컨테이너의 단점인 '울림'은 고려해야 한다. 녹 방지를 위해 1~2년에 한번씩 방수페인트칠도 필수. 40평대의 주택을 이 가격으로 지을 수 있는게 혁신이긴 하다. 또한 바닷가를 마당으로 클 아이들이 한 없이 부럽다. 

 

부모라서 할 수 있었던 선택

처음에는 '1억 6천을 들여서 굳이 컨테이너로 집을 지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 부부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영상을 보는 내내 주택의 환금성, 아이들 교육문제를 염려했지만 이 부부는 오히려 아이를 위한 과감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 바다 인근의 40평대 주택을 소유하는데 있어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를 고심했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맘껏 뛰어놀게 해주고 싶어서 도시의 공동주택을 탈출해 바다를 마당에 선물해준 용기있는 부모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어린 아이들이지만 후에 독립 후 고향처럼 찾아올 수 있는 집을 꿈꿨다고 한다.

의외로 <건축탐구>를 시청하면서 손주들이 놀러와서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집을 짓는 이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는데, 집이란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다. 자녀와 손주들이 잠시 쉬었다갈 때 편안함과 평안을 선사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

이런 결정에는 건축주 남편은 도시에서 직장을 다녀야하기에 주말에만 내려와야하고, 부인은 혼자서 주중에 독박 육아를 해야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내하면서 후회없는 선택이었다고 한다. 역시 부모가 되면 생각의 범위가 확장 되는것 같다.

 

나는 닭장에 살면서 컨테이너하우스를 평가할 수 있을까?  아파트를 콘크리트하우스라고 부르진 않는것처럼 컨테이너 하우스라는 명칭에 고정관념이 있는것은 아닐까? 도시의 편의시설을 다 뒤로하고 바닷가 옆을 택한 것은 정말 용기있는 선택인것 같다. 

 

 

youtu.be/Nu8NELGvuKA(EBS 건축탐구-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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