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6.6m, 세로 3m의 직사각형 바닥에 높이 3.8m의 뾰족한 박공지붕이 얹어진 단출한 1층 건물. 국내 3대이자 세계 37위 건축설계기업인 간삼건축이 자회사 간삼생활디자인을 통해 6평(20㎡) 짜리 작은 집을 선보였다. 이름은 오두막의 영문 약칭이자 '어디든 설치 가능한 주택(Off-site Domicile Module)'을 뜻하는 'ODM'. 주문이 들어오면 공장에서 4주 만에 완성해 배송, 설치가 이루어지는 이동식 목조주택이다. 산과 바다, 정원 등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 놓기만 하면 된다.
단열재로 채운 이동식 목조주택
현재 간삼건축의 이동식목조주택 ODM의 크기는 도로교통법상 대형 트럭에 실어 운송가능한 상한선이자, 까다로운 규제를 피해 농지에 지을 수 있는 농막 허용 기준이다. 다만 길이는 8.1m까지 확장할 수 있다.
주거용 '네스트'와 카페나 작업실 등으로 쓸 수 있는 상업용 '팝'으로 나뉘는데 주방과 샤워실까지 갖춘 네스트에는 김치냉장고와 인덕션, 싱크대 및 수납장까지 설치됐다. 주방과 맞닿은 욕실은 좁다는 느낌 없이 상당한 넓이로 구성됐다.
캐나다산 경량목구조로 골격을 세운 후 단열재로 유리솜을 가득 채우는데 목조 자체가 단열효과가 좋다. 사각형 자작 나무판 사이 틈은 기온에 따른 나무의 수축과 팽창을 고려해 까다로운 '마이너스 몰딩' 공법을 택한 결과다. 또 뾰족 지붕 형태를 내부에도 그대로 살려 층고가 최고 3.8m로 높아졌는데 이는 실내를 넓게 느끼게 하기 위한 설계였다.
4천만~7천만으로 짓는 소형 목조주택
가격을 알아보면 네스트 기본형의 경우 내장재 등에 따라 최저 4380만원에서 최고 6080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실제 설치를 위해선 전기 인입 및 상·하·오수관 설치 등 현지 조성비용 약 1천만 원 정도 소요된다.
면적은 작지만 큰 집과 비교해 안 들어가는 건 없다. 30평 주택 만들 때 들어가는 공정이 모두 들어간다. 건축가가 제대로 설계해 '갖출 건 다 갖춘' 정식 주택이다. 국내에서 철골조 이동식주택이 반조립된 상태로 배달해 조립하는 주택은 많지만 목조주택이 100% 조립 후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로 이동해주는 주택은 최초다.
기존 이동식 주택은 컨테이너나 철골 구조를 사용해 춥고 더위에 약했지만 이 오두막은 목재 구조에 시멘트 보드를 덧대 공기 순환에 탁월하다. 목조주택의 장점을 잘 구현했다는 평이다.
간삼 ODM의 제품 네가지 모델과 가격대
ODM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건축 공간을 상품으로 제안한다. 총 4개의 상품으로 구성되는데 가격대는 부가세를 포함한 소비자 판매가 기준으로 4천7백80만 원부터 7천2백80만 원까지 다양하다. 실제 판매되어 설치된 사례를 보고 싶다면 양평군 서종면 명달리 명달 계곡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부는 자작나무 합판, 외장재는 호주산 유칼립투스 집성 외장용 보드를 사용했다.
ODM NEST 상품 구성
ODM mono 상품 구성. 마지막 정주를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설계.
ODM pop+ 상품 구성. 소규모 상점과 사무실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구성.
ODM pop 상품 구성. 단순 작업공간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설계이다.
구입 후 3개월 후 배송
간산생활디자인의 경우 계약 후 3개월 배송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집을 제조하는 것 외에도 인허가, 기반시설 조성 등의 선행작업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계약 후 건축 인허가를 완료하고 기반 조성을 하는데 약 2~3개월이 소요된다. 이동식 주택이기 때문에 사전 준비와 동시에 건물이 제조된다. 계약 후 3개월 후에는 이불과 식기만 준비해서 입주하면 된다.
기반공사는 별도로 의뢰
집을 설치하기 전 대지에 상수, 하수, 오수, 전기 등의 기반시설 그리고 기초공사가 필요하다. 난이도가 높은 공사가 아니다 보니 현장에서 업체를 섭외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인허가, 기반공사(상수, 하수, 오수), 전기공사, 기초공사, 이동 및 설치에 필요한 예산은 1천5백만 정도다. 건축 인허가는 비용 등을 고려하면 현지 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내가 관심있게 본 네스트 모델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세컨드 하우스 제품인 ODM Nest 모델에는 세탁기가 없다. 하지만 욕실은 두 명이 충분히 샤워할 수 있을 만큼의 크기와 설비를 갖추었다. 세컨드 하우스에서 밀린 빨래를 하는 것보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라는 설명을 듣는 순간 이해가 된다.
또한 건축가가 설계한 내진, 양중을 위한 구조 검토가 반영되었다는 점도 안심이 된다. 벽, 지붕, 바닥 모두 건축법 기준 이상의 단열재를 사용하고 3중 유리 독일식 시스템 창호를 사용한다. 내외부 마감재도 환경을 고려한 재료를 적용했고 자투리 공간을 가구처럼 만들어서 부족한 수납공간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진 자료 간삼건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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