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무침을 만들기 위해선 생굴 손질부터가 시작이다. 들어가는 양념재료야 기껏 고춧가루, 마늘, 액젓, 식초, 생강즙 정도이니 생굴을 손질하고 나면 굴무침 반을 해놓고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굴무침과 어리 굴젓의 간단한 레시피와 굴 효능, 굴과 궁합이 잘 맞는 재료도 함께 소개해서 굴을 맛있게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아울러 굴을 이용한 다양한 제철 밥상을 차리는 노하우도 담아본다.

 

겨울 보양식이 따로 없다. (아~~ 또 먹고 싶은 맛)

굴 효능 알아보기

겨울 제철 음식 굴은 여러 가지 영양소를 이상적으로 갖고 있어 겨울 보양식이 따로 없다. 보혈효과가 있는 굴은 혈액을 생성하고 생성된 혈액을 맑게 해 준다. 보혈이란 조혈작용으로 혈액 속에서 혈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일컫는다. 조혈작용과 관련된 임상증상들은 조혈계 세포인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결함이 있다. 간 기능이 훼손돼 GOT, GPT 수치가 높을 때나 췌장기능이 손상돼 혈당치가 높아졌을 때 굴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철분과 망간, 아미노산, 글리코겐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천연의 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킨다. 굴 속의 스테롤류는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소화를 돕고 신경을 안정시키며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피로하고 여위어 갈 때 섭취하면 좋다. 굴은 특히 남성에게 효능을 발휘하는데, 성 능력 및 정자 생산을 증가시키며, 발기 중추 활동도 정상화해 준다. '섹스 미네랄'이라고 불리는 아연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인데, 굴 100g 속에 100mg의 아연이 함유되어 있어 남성의 보양식으로는 장어만큼이나 선호된다.

 

굴 효능 및 섭취시 유의점

겨울 제철 음식 굴은 글리코겐 햠유량이 최고치에 달하는 겨울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산란기인 5월부터 8월까지는 영양도 떨어지고 수컷이 돌연변이하여 암컷이 되므로 이때 먹으면 중독될 수 있다. 찬 소금물에 가볍게 헹구듯 씻어야 영양소 파괴를 막을 수 있다. 부패가 빠르기 때문에 레몬을 이용해 나쁜 냄새도 없애 주고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의 번식도 막을 수 있다. 굴의 성질은 차기 때문에 한의학에선 몸이 찬 체질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여겨서 소양인, 태양인에게 좋은 식품이라 권장한다.

 

노로 바이러스 증상 및 원인

겨울에 섭취하는 제철 음식 굴일지라도 생굴 섭취시엔 노로 바이러스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이 병은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바이러스성 위장염으로 사람이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에 갑자기 오심, 구토, 설사의 증상이 발생한 후 48~72시간 동안 지속되다 빠르게 회복된다. 

노로 바이러스 원인은 노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을 섭취하였을 경우, 감염된 환자가 손을 씻지 않고 만진 수도꼭지, 문고리 등을 다른 사람이 손으로 만진 후 오염된 손으로 입을 만지거나 음식물 섭취를 한 경우 발병할 수 있다. 특히 굴이나 조개 같은 수산물을 익히지 않고 먹을 경우, 감염 증상이 있는 환자의 구토물이나 분변을 통해 타인에게 쉽게 전염된다. 전염성이 강해 소량의 바이러스만 있어도 음식뿐 아니라 사람 간의 접촉만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린 아이나 임산부 등은 생굴보다는 익힌 굴 섭취를 권장한다. 실제로 노로 바이러스 식중독을 예방하는 방법은 중심온도 85℃에서 1분 이상 익혀먹는 것이다.

 

서양에선 제철 반찬으로 굴을 즐기는 우리나라를 부러워한다. (게티이미지 제공)

굴과 레몬, 음식 궁합이 찰떡

신재용 한의사에 따르면 식품과 식품을 잘 배합하면 서로가 서로의 효능을 강화시키기도 하고, 하나가 다른 하나의 효능을 높여주기도 한다고 그의 저서 「신재용의 음식궁합」에서 전한다. 혹은 독성을 억제시키거나 독성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 반응을 해제해 주기도 한다니 음식궁합을 공부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반면, 음식을 잘 배합하지 못하면 서로가 서로의 효능을 떨어뜨리거나 무효화시키며, 때로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보양식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내 블로그의 '미슐랭 홈' 카테고리를 통해 우리 집 식탁에 올라오는 식품과 식품을 잘 배합하는 법을 풀어나갈 예정이다.

부패가 빠른 굴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레몬. 생굴이든 냉동 굴이든 레몬을 떨어뜨리면 레몬의 구연산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살균효과를 발휘한다. 철분 흡수 및 이용률을 향상시키는 작용도 한다. 비슷한 효과로 굴과 식초가 있다. 제아무리 굴을 따라갈 정력제가 없다 하더라도 떫은맛의 식품과는 배합이 좋지 못하다. 신맛의 식품과 배합해야 굴 효능이 상승한다. 괜히 생굴을 초장에 찍어 먹고 굴전을 부쳐 먹을 때도 초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 아니다. 

서양식 굴 먹는법은 생굴에 직접 레몬을 뿌려 허브와 화이트 와인과 곁들여 먹는데, 굴 효능도 올리고 비린내도 잡아주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굴과 통밀도 궁합이 좋은데, 소화기가 약해 입도 짧고 시큼한 변을 보거나 냄새나는 트림을 잘하는 아이가 잠잘 때 땀을 많이 흘린다면 굴 껍데기를 씻어 말린 후 가루를 내어 통밀 끓인 물로 마시게 하면 굴 효능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굴 고르는 요령, 손질법

굴은 패주가 뚜렷하고 살이 둥그스름하면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것이 신선한 굴. 신선한 굴을 사 왔으면 세척은 빠르게 해야 한다. 물로 생각없이 오랫동안 씻다가는 굴 특유의 맛이 모두 빠져버리고 제철 음식 굴의 효능을 제대로 볼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씻지 않고 섭취했다간 배탈로 가는 지름길이다. 현지에서 직송한 굴을 신선하게 먹겠다며 제대로 세척하지 않고 먹었다가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설사로 한동안 고생한 친척 분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내가 놀랬던 포인트는 어머니께서 당시 그 친척 분에게 똑같은 굴을 받으셔서 소금물로 세척하시고 섭취하셨을 땐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생굴은 소금을 풀어놓은 물에 이물질이 안나올 때까지 3~4번 반복해서 빠르게 세척해야 한다. 소금을 직접 넣고 하는 것보다는 물에 풀어 녹여 놓고 세척하는 게 현명하다. 그런 후 체에 받쳐 물기를 반복해서 털어주면 끝. 소금물에 깨끗이 세척한 생굴은 이제 밥상에 오를 차례다. 이 단계에서 비린 맛을 잡기 위해 식초나 생강술로 밑간을 해두기도 한다. 싱싱한 그대로로 즐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그 비린 맛도 즐기겠지만 냉동 굴이라면 필수일 터.

 

두부와 김가루를 추가한 겨울 제철 음식 굴떡국. 라면만큼 쉽게 뚝딱 차리지만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제철 밥상 뚝딱, 굴로 만든 굴탕과 굴떡국 

제철 밥상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겨울바다의 꽃, 굴 수확이 본격 철을 맞았다. 굴 하나로 제철 반찬 뚝딱 만들어 건강 제철 밥상을 차린다면 풍성한 식탁이 될 것이다. 어렵고 복잡한 레시피는 감상용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든 직접 해볼 만한 쉽고 맛있는 굴을 이용한 보양식 제철 반찬, 제철 밥상은 무엇이 있을까?

생굴이든 냉동 굴이든 내가 가장 쉽게 이용하는 제철 밥상은 굴떡국이다. 굴탕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어 굴탕 레시피를 많이 참고했다. 원래 요리하기 전 다양한 유투버 요리 영상을 시청하곤 하는데, '이웃집레시피' 프로그램에서 백종원 님의 굴탕에서 신기하게 여겼던 포인트가 굴탕을 끓이는 마지막 단계에서 식초를 한 숟가락 넣는 것이었다. 그 프로그램의 출연진들이 식초를 넣은 탕과 넣지 않은 탕을 모두 맛보았을 때 식초를 첨가한 굴탕의 맛이 더 깊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음식의 배합만 좋은 게 아니라 맛도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것. 

백 선생의 굴탕에서 굴과 어울리는 제철 채소 식재료로는 무, 호박, 부추나 쑷갓, 미나리, 표고버섯, 파(필수), 청양고추(필수). 양념재료로는 간 마늘, 새우젓, 국간장이 들어간다. +식초 한 숟갈. 단백질 성분이 녹아 있는 국물에 식초를 넣으면 풍미가 업그레이드 된다고. 이 레시피는 조개탕 같은 해조류 국물에 어디든 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레시피에서는 굴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굴탕에 미림을 넣기도 한다. 냉동 굴로 요리를 할 때도 비린내를 확실히 잡아주면 맛있는 굴 요리를 할 수 있다. 내가 직접 만든 굴떡국에는 따로 육수 만들 시간이 없어 굴을 육수 내듯이 처음부터 끓이니 진한 굴 육수를 뽑아낼 수 있어서 맛있었다. 미역국처럼 진한 국물 요리에도 응용하면 진하고 맛있는 굴미역국을 끓일 수 있다. 단 미역국에 마늘은 넣지 않는다. 마늘은 미역의 좋은 효능의 섭취를 억제하기 때문. 보양식으로 차리고 싶다면 마늘을 자제하자.

 

제철 반찬으로 차려낸 밥도둑 어리 굴젓, 굴전

겨울 제철 반찬으로 빼놓을 수 없는게 어리 굴젓. 어리 굴젓은 충청도 토속 음식으로 생굴에 고추가루와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어리'의 뜻을 알아보면 '모자라는' '덜 갖추어진'의 뜻이다. 소금을 덜 넣어 짜지 않은 굴젓이라는 풀이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어리 굴젓이 몸에 좋은 보양식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리 굴젓을 만드는 법은 체에 받쳐 물기를 잘 빼주고서 시작한다. 내가 따라 하고픈 레시피는 맛연사 님의 '어리 굴젓 만들기'. 물기 뺀 굴 150g, 멸치액젓 3T, 꽃소금 1T 넣고 양념을 잘 섞은 후, 간 생강즙 2T 넣고 30분간 절이기. 비린맛을 잡는 비결은 생강즙이었다. 비린내에 민감한 이들은 응용해보면 좋을 것.

부재료로는 슬라이스한 홍고추 3개, 씹힐 정도로 잘게 다진 청양고추 12개, 편 마늘 23알 준비해 둔다. 양념 재료 황설탕 3/5컵을 굴에 넣고 설탕이 잘 녹게 뒤적여 준 후, 굵은 고춧가루 3/5 종이컵, 미원 1/3 수저, 고운 고춧가루 종이컵 1, 으깬 깨 1/5컵을 넣고 버무린다. 양념과 굴이 어우러지지 않은 듯 보이지만,  2~3일 숙성 후 먹으면 굴의 수분이 고춧가루를 불려서 양념이 자연스럽게 밴다. 이 레시피는 바로 먹을 수 있는 양념재료로, 만든 지 열흘 이내로 먹는 걸 권장한다고.

겨울이 가기 전 꼭 한번 따라해보고 싶은 레시피이다. 어리 굴젓이 2~3일 지나 숙성 후 점점 맛있어졌다는 후기도 여럿 보아서 더욱 믿을만하다.

굴전 역시 쉽게 시도해 볼만한 레시피다. 부침가루나 튀김가루로 생굴이나 냉동 굴에 옷을 입히고 계란물을 묻힌 후 부쳐주면 끝. 굴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짭조름한 맛 때문에 따로 간을 할 필요도 없었다. 손님상을 차릴 때 비린내가 신경 쓰이면 풀어놓은 계란물에 생강술을 조금 넣어주면 끝. 손쉽게 부쳐내었는데도 인기폭발이었다. 생굴로 제철 요리를 맛보다가 남은 굴은 냉동 굴로 만들어 놓고 요리하면 풍성한 보양식 밥상이 될 것이다.

 

제철 반찬으로 제격인 굴무침. 보양식으로도 최고다.

굴무침, 굴밥으로 맛보는 겨울의 별미

굴무침을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갓 담근 김장김치에 수육과 곁들이는 것일터. 막상 김장을 할 땐 힘들어서 사진 찍을 엄두도 안 났는데 며칠 지나고 나니 굴무침이 또 당긴다. 역시 굴무침은 겨울의 별미로 꼽을만하다. 마트에서 산 봉지굴 600g을 사다가 직접 무쳐본 굴무침. 여러 레시피 영상을 탐방하다가 내가 직접 해보고 좋았던 레시피는 양장금주부의 굴요리[굴 생채] 만드는 법. 

무침 야채는 무, 마니라 ,쪽파가 들어가지만 난 집에 있는 파, 마늘, 배를 넣어 봤다. 양념은 고춧가루 3T, 멸치액젓 3T, 식초 3T, 올리고당 2T, 생강청 1T이다. 굴무침의 포인트는 부재료와 굴을 빠르게 무쳐주는 것. 여기에도 생강청이 들어가 비린내를 잡았다. 다른 레시피를 참고해봐도 굴무침 요리에 생강은 필수다. 막상 요리할 땐 생강이 집에 없어서 생강술 대체했는데, 다음에는 생강즙을 넣어서 도전해보고 싶다. 굴무침 양념은 식초의 새콤함과 고춧가루 배합이 맛의 포인트.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좋은 굴무침이다.

 

굴 효능을 한껏 담은 굴 솥밥 (게티이미지 제공)

입질의 추억 님의 굴밥 레시피 '굴 왕창 넣고 굴밥 만들기'는 참고할만한 굴밥 레시피다. 우리집은 전기밥솥 대신 압력솥으로 밥을 짓는데 '입질의 추억' 채널에서 압력솥을 이용한 굴밥 레시피를 소개해준다. 평소 압력솥 불 조절이 어려웠는데 압력솥으로 밥만 넣고 5분 강불, 굴을 넣고 5분 중불, 불 끄고 뜸들여서 5분이면 맛있는 굴밥이 완성되는 모습에 쉽게 도전해볼 만하다. 표고버섯밥을 평소에도 잘해 먹는 메뉴인데 제철 음식 굴과 채 썬 무만 추가해서 지어주면 한 끼 뚝딱 메뉴로 손색없을 듯. 반찬 없는 휴일 점심에 해 먹기 좋은 메뉴로 강추한다. 양념장에 식초를 섞어 굴과 음식궁합을 맞추는 걸 잊지 말자. 굴 효능이 듬뿍 담긴 건강 제철 밥상으로 보양식 식탁이 차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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